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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Terry 하얀 밤 歌詞
- Terry
- 비가 얼어 내릴 만큼
어느덧 겨울이 왔나 보네 추워진 날씨 탓에 어두운 밤이 오면 사람이 없네 우리 동네 비탈길 넘어 공원 벤치에 앉아 머물러있다 내린 눈 피해 들어간 놀이터 미끄럼틀에 걸터앉아있다 몇 분이 지나고 하늘은 까매졌지만 두껍게 쌓인 눈 바닥이 만든 하얀색 빛이 어둠을 밀쳐내었고 어릴 때나 했던 눈싸움과 같은 기억이 맴돌다 문득 혼잔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아 ‘그땐 그랬지’란 말 속 ‘그땐’이란 게 눈처럼 쌓여가 까마득한 어린 나의 기억은 흐릿한걸 애써 꺼내보려 찍어낸 발자국마저 ‘어른’이라는 크기만큼 너무나 넓어졌네 소복히 쌓인 눈이 오늘 같이 까만 하늘을 밝게 비추는 밤 보폭이 줄어드는 거린 나의 하얀 도화지가 되어 그려봤네 그때의 나.. 그때의 나.. 그때 그날도 눈이 내렸지 그때의 나.. 그때의 나.. 그때의 난.. 모르고 어렸지 몇 발자국 걷다 보니 난 우체국 앞에 놓인 폭 작은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 그래 그때쯤 딱 작년 이맘때쯤엔 옆에 꼭 부둥켜 안기던 사람과 이 거리를 걸어갔지 인적이 드문 만큼 하얀 도화지 위 나의 그림을 내 마음대로 칠해 온몸이 떨리는 느낌을 알아채지 못해 또 가늠하지 못해 과연 그때에 비해 지금의 난 얼마나 성숙해졌는가 ‘성숙해졌는가’보단 더 나아진 곳은 없는가 혹은 걸음마 채 때지 못한 작고 낮기만한 개여울은 아닌가 이 겨울은 가지만 녹지 않는 맘속 귀퉁이가 잔잔한 물의 흐름에 맞게 흘러가듯 붙든 게 아닐까 소복히 쌓인 눈이 오늘 같이 까만 하늘을 밝게 비추는 밤 보폭이 줄어드는 거린 나의 하얀 도화지가 되어 그려봤네 그때의 나.. 그때의 나.. 그때 그날도 눈이 내렸지 그때의 나.. 그때의 나.. 그때의 난.. 모르고 어렸지 이 눈도 결국 녹겠지 봄이 오면 따뜻한 감정만 생기니 그래 그날이 오겠지 그때는 지금을 그때라 부르겠지 소복히 쌓인 눈이 오늘 같이 까만 하늘을 밝게 비추는 밤 보폭이 줄어드는 거린 나의 하얀 도화지가 되어 그려봤네 그때의 나.. 그때의 나.. 그때 그날도 눈이 내렸지 그때의 나.. 그때의 나.. 그때의 난.. 모르고 어렸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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